WP "트럼프 '장전완료' 발언에도 미군 전쟁준비동향 안보여"

2017년 08월 12일 연합뉴스
합참의장 방한·항모 日귀항·괌 및 주한미군 평온·국방장관 긴장완화
"같은 대북정책 과장…북한 협상 끌어내려는 할리우드식 중국압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북한은 역사상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휩싸일 것이다", "북한에 (사용할) 군사적 해법이 준비돼 있으며, 장전이 완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 선제타격 등 미군의 전쟁 준비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북한이 괌에 대한 포위사격으로 대응하는 등 양국 사이에선 곧 전쟁을 시작할듯한 호전적 언사가 오가고 있지만, 미국 국방부과 군은 상대적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한·중·일 3국 순방계획을 취소하지 않고 오는 13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대표적 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곧 전쟁터가 되어야 할 한국에 미군 최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는 것만으로 아직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해석이다.

방한하는 조지프 던포드 美 합참의장 [EPA=연합뉴스]
방한하는 조지프 던포드 美 합참의장 [EPA=연합뉴스]

북한 압박을 위해 일본과 한반도 주변에서 머물렀던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이 5개월간의 장기 항해를 마치고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에 지난 9일 귀환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로널드 레이건은 다른 핵항모 칼빈슨과 함께 한반도 주변에서 '미 핵항모 2척 체제'를 유지하며 핵실험에 이어 잇따라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던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만약 미국이 북한과 곧 전쟁을 개시할 계획이라면 주한 미군 가족들을 포함한 미국인 수만 명을 먼저 소개(疏開)해야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북한 선제타격의 핵심무기인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갖춘 태평양사령부 역시 정기 훈련 외에는 별다른 전쟁 준비 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사령부도 현재 작전에 대한 WP의 질문에 "우리의 믿음직한 전투병력은 계속 한반도의 평화로운 비핵화를 향한 미국의 외교력 노력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되풀이했다.

이런 분위기는 군사적 대응이 아닌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태도에서도 감지된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의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외교가 주도하고 있다"며 "바로 지금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AP=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AP=연합뉴스]

또 "전쟁의 비극은 '파멸적'(catastrophic)일 것이라는 사실 이상의 다른 묘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히 잘 알고 있다"며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다만 그는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을 제시하는 게 내 책임"이라며 '북한에 대응할 준비가 됐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강경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북정책에서 주요 변화가 목격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수사(修辭)는 과장된 것일 뿐 미국의 대북정책은 핵무기 개발을 멈추라고 북한 정권에 압력을 가하고, 북한이 먼저 공격할 경우 압도적 대응을 하는 이전 수준과 똑같다고 분석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아시아지역 전문가는 이번 주에 백악관 관리를 만나 현안을 논의한 결과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에는 이전에 비해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고 지적했다.

北화성-14형 [AP=연합뉴스]
北화성-14형 [AP=연합뉴스]

크로닌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한 것을 비춰볼 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예전과) 똑같은 정책으로 그냥 약간 정도가 심해진 것"이라며 "할리우드식 현란함을 입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아시아 현안을 다룬 에이브러햄 덴마크도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는 미국 대북정책의 과장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돌발 상황에 따른 예측 불가능성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vivid@yna.co.kr

2017/08/12 13: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