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억류 자국민’ 구출 나서는데 우리는…‘감감 무소식’

2017년 06월 19일 동아일보
13일 미국 CNN방송이 북한에 억류된 뒤 혼수상태에 빠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석방 소식을 보도했다. (사진=CNN)© News1

북한과 미국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과 외교채널 구축을 위해 1년 이상 비밀 접촉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에 대한 정부 노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은 평양, 유럽 도시 등에서 1년 이상 비밀접촉을 해 왔으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북측 대표로 활약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오토 웜비어의 송환도 이 라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 내 북한통인 빌 리처드슨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현재 억류된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의 송환을 위해 방북하겠다는 뜻을 북측에 전달하기도 한 상황이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1996년 방북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이끌어낸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우리 국민 6명이 억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밖에도 남북간에는 6·25 납북자 10만명, 국군포로 500여명, 정전협정 체결이후 북에 납치된 뒤 송환되지 못한 억류자 510여명, 생존 이산가족 6만1000명 등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남북연락채널이 단절되면서, 정부는 억류된 국민들의 건강상태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돼 있는 국민들의 석방을 위해 작년, 재작년에 있었던 회담에서도 여러번 북측에 문제제기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서 가족들의 편지를 전달하고자 두 차례 시도했고, 유럽연합(EU)과 북한과의 접촉 시에도 노력을 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해서 북측에 이같은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은 북미관계와 무관하게 억류자 송환 협상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첫 외교안보부처 수장들의 발언이 주목된다. 대북특사 파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 있다. © News1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특사 파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강 장관은 “북핵해결 방안을 위해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모든 조치는 관계부처 협의와 청와대, 미국과의 긴밀한 동조 하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역시 14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들이 억류된 것은)안타까운 일”이라며 “내용을 파악해서 이것을 풀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 지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우리 국민의 억류 문제는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다뤄야할 주제”라며 “남북한간 공식적, 비공식적 접촉이 시작되면 억류된 국민의 귀환부터 논의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주요한 나라는 다 특사를 보냈지만 북한만 보내지 못한 상태”라며 “통일부 장관이 임명되고 미국과의 정책 조율이 끝난 다음에는 대북특사를 파견해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타협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 억류된 우리 국민 문제도 같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